벌써 25년 11월이다
이전 글이 24년 1월이였다. 신년 계획을 작성한 지 2년차를 무려 2개월 앞두고 25년 회고를 쓰고 있는 것이다. 물론 평생을 작심 삼일로 살아왔던 나에겐 흔한 일이고, 오히려 다시 블로그로 돌아와 회고를 작성하는 나를 대견하게 생각한다. 과연 나는 그 동안 뭔 짓을 했길래 이렇게까지 블로그를 안써왔을까? 나도 이제부터 생각해볼테니 이제부터 알아가보자.
핑계를 대자면
먼저, 생각보다 AI가 빠르게 발전해버렸다. 블로그에 전공 글을 써봤자 GPT가 학습.. 이라도 해주면 고마울 정도로 많은 정보를 학습하여 내 블로그에 들어왔을 사람들에게 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버리고 있다. 조회수 올라가는거 보려고 글을 쓰는 사람에게 이처럼 참혹한 환경이 어딨단 말인가. 글 재주가 없는 내겐 GPT보다 좋은 글을 당신께 제공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글을 안썼다!
또, 24년 1월로부터 지금까지, 생각보다 내 인생은 바쁘면서 순탄했다... 기만질이 아닐까 싶지만, 솔직히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진짜로 순탄했다. 24년 초반 취업을 하기 위해 열심히 계획을 짜던 모습이 무색하게도, 그 계획과 전혀 무관한 분야로 취업을 하고 말았다. 나도 내가 여타 개발자들처럼 백엔드로 개발 밥 먹고 살 줄 알았지.. 그건 이제부터 알아보자.
4학년에 드디어 이룬 대학 목표

4학년 1학기에 기어코 학점 4.5를 찍고 말았다. 매번 한 과목씩 억까당하며 꿈을 부정당하던 나는 자포자기하고 놓아주려 하였는데, 교수님들을 잘 골라서인지 대학 목표는 어떻게든 이뤘다. 이렇게 대학 목표 중 하나를 이뤘지만, 바보 같이 다른 대학 목표는 못 이뤘다. 국장을 왜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을까. 국장을 신청해야 성적 장학금이 나온다고 하는데, 난 분명 신청한 것 같은데 1원 한 푼 나오지 않았다. 나도 성적 장학금으로 용돈 벌이 해보고 싶었는데.. 솔직히 아직도 왜 못 받은 건지 이해가 안된다. 이유를 알게 되면 서운할 거 같으니 그만 알아보자.
인턴 특화 인재
난 3학년의 내가 그 수많은 석사를 뚫고 스마게 인턴에 붙은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붙었을 때는 그냥 음 붙었구나~ 생각했는데, 붙고 나서 동기 분들 가라사대, 본인 연구실에서 여기 같은 직무로 지원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나는 운이 좋았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결국 삼전 인턴까지 붙어버렸다. 내가 왜? 세상에 대단한 사람 많고 능력 좋은 사람 많은데 나를 왜 좋게 봐주는지 모르겠다. 나는 생각보다 잘 살아왔나 보다. 나는 프로젝트 많이 하고 수상 많이 한 사람들이 성공한다 생각했는데 스마게 때나 삼전 때나 면접관 분들 표정이 좋아질 때를 생각해보면, 학회장 경험을 비롯한 여러 봉사에 가까운 감투짓이 내 가치를 가장 많이 키운 것 같다. 수상할 정도로 전공 관련 얘기만 하면 면접관 표정을 구기고, 비전공 얘기를 해야 입꼬리를 올리는 개발자이다.
기여코 취업
내 2024년 신년 계획을 보면, 그냥 백엔드로 밀고 싶은 개발자였다. 하지만, 학부생동안 해본 적 한 번 없고 앞으로도 할 일 없을 것이라 생각하던 임베디드 개발자가 되었다. 회로 지식 하나 없고 마이컴이란게 뭔지도 모르던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나..? 생각했지만, 한국에 떠도는 속설에는 "독수리는 새끼를 둥지에서 떨어트려 나는 법을 가르친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거짓이지만, 괜히 있는 말이겠는가. 고등학교때조차 전자 뭐 이런거 싫다고 물리를 피해다니던 내가, 막상 임베디드 직군에 떨어지고 나니 이제 회로도를 보면 전류 흐름이 보인다.
25년엔 뭘 했나요
지금까지 24년 얘기만 주구장창 했다. 난 25년엔 뭘 했을까..? 회사를 빼놓고 생각하면 한 게 없다. 그냥 오키나와 한 번 다녀오고.. 아, 보컬 학원은 열심히 다녔다. 원래 노래를 매우매우 못하던 내게, 그래도 이론적인 내용을 몸뚱아리에 박아주니 어느정도 습득은 한 것 같다. 습득 전에 혼자 코인노래방 가서 하던 연습은 전부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보컬 학원을 다니며 기본적인 "보컬근"을 익혀서 주변 노래 잘 하는 친구들이 내게 해주는 조언을 이제 바로바로 이해하고 연습을 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수확인 듯 하다. 회사를 빼면 이게 다인 것 같다.
그래도 회사에서 배운 건 많다. 일단 신입 교육에서 명상을 배운게 나름 유용하다. 종종 불면증에 빠져서 잠이 안오는 날엔 혼자 누워서 '아 언제 잠이 올까..' 생각하며 고통받던 내게, 그 시간에 차라리 명상을 할 수 있게 해줬다. 이게 기존과 별반 다른 거 없어보여도 은근히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평소보다 잠도 빠르게 들 수 있게 된다. 아마 오늘도 유용할 것 같다. 회사에서 배운 것 중 가장 유용한 게 명상이라는게 좀 웃기지만,, 그래도 이런걸 전문으로 가르치는 연수원을 만들어서 알려줄 수 정도로 여유 있는 회사에 다닌단 사실은 안정감이 든다.
앞으론 뭘 할 건가요
지금 내 몸뚱아리.. 그냥 뒤룩뒤룩 포둥포둥 뒹굴뒹굴 돼지가 따로 없다. 2년 전 회고쓸 때까지만 해도 왤케 말랐냐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누가 밀면 굴러다닐 것만 같다. 다행히 사내 헬스장 추첨이 무사히 당첨이 되었고, 이번 달 21일부터 헬스장에 다닐 예정이다. 아마 해당 헬스장에 로잉머신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게 꽤나 재밌어서 벌써부터 설렌다. 요즘 점심도 대충 샌드위치 하나로 떼우니 우선 점심 시간에 가려 하고, 일 바쁜 시즌이 끝나면 퇴근 길에 갈까 한다. 다만, 운동이 문제가 아니라 식단을 해야 살이 빠질텐데..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은 듯 하다.
또, 자기계발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올해는 회사에 적응하느랴 바빴지만 좀 익숙해지고 나면 토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그 세상이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스킬은 더욱 천변만화 해진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흔히 말하는 AI 혁명 시대, 매우 급변하는 시대에서의 정체는 개발자로서의 죽음이라 생각하고, 취업으로부터 따라오는 안정감을 경계하려 한다.
현실적인(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주식을 공부하고 있다. 기존 나스닥이나 S&P만 수집하던 포트폴리오를 다각면에서 고려하며 헷징을 고려하여 범위를 늘려보았다. 어느 한 쪽의 급락에 의해 공포에 휩쓸려 매도하지 않고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컨트롤 하는 것을 목표로 한 포트폴리오이다. 약간 더 큰 리스크를 가지는 투자를 시도해보고 있기도 하다. 리스크가 생기면 감정이 투입될 나 자신을 잘 알기에, 다양한 방면으로 구현한 여러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페이퍼 계좌로 테스트하고 있다. 아직 지식이 부족해서 수익이 잘 나는 것 같진 않지만, 어느정도 연구가 되고 수익이 잘 나오기 시작하면 실제 머니를 투입해볼 생각이다.
블로그는?
뭐.. 토이프로젝트 등등 자기계발을 하면서 계속 써나가려 생각은 하고 있다. 다만 현생이 너무 바쁘면 블로그는 뒤로 밀리는게 현실이다. 또, 앞에 언급했듯 블로그에 전공 글을 작성하는 이유 중 몇 가지가 빛을 잃고 있다. 이럴거면 노션이나 옵시디언에 적는 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지난 번에 대학교 처음 보는 후배에게 블로그 전공 글을 참고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창피하면서도 내심 뿌듯하기도 하여 여유가 있다면 최대한 써보려고 한다. 이번엔 작심삼일이 아니길 바라며, 내가 목표하는 삶을 잘 이루고, 블로그를 잊지 않고 26년 신년 계획을 쓰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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